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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를 위한 사랑과 성 이야기

nagila 2025. 11. 13. 22:20

중장년, 시니어의 삶에서 사랑과 성(性)의 문제는 여전히 중요한 주제입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고민만 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실제 사례와 스토리를 중심으로, 공감과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1편은 중장년, 시니어 부부의 성, 2편은 새로운 사랑과 성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다시, 손끝의 온도를 느끼다

♡ 침묵 속에서 멀어진 우리, 다시 가까워지기까지 ♡


 부부의 잃어버린 사랑과 성, 그 오랜 침묵

결혼 35년 차인 경숙 씨(63)는 요즘 남편의 숨소리가 낯설게 느껴집니다.
은퇴 후 하루 종일 집에 같이 있지만, 대화는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같은 거실, 같은 공기, 같은 식탁… 그럼에도 마음은 서로 닿지 않았습니다.
그 벽의 이름은 ‘시간’이나 ‘나이’가 아니라,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 습관과 말하지 못한 감정이었습니다.

남편은 늘 TV 앞에 앉아 뉴스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경숙 씨는 그 옆에서 스마트폰으로 손주 사진을 넘기며 웃습니다.
둘 사이에는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조용한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그 거리감 속에서, 서로를 향한 설렘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숙 씨는 친구 모임에서 들은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우리 남편이랑 여행 다니면서 손도 잡고 자전거도 타요. 우리 신혼 때처럼 설레요.”

 

경숙 씨는 웃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저릿했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손을 잡지 않았을까.’
그 순간, 오래된 침묵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부부의 성
읿어버린 부부의 사랑과 성

 


말하지 못한 거리

그날 밤, 경숙 씨는 조심스럽게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여보, 우리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요?”

남편은 잠시 멈칫하더니,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 나이 들면 다 그렇지.”

라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경숙 씨의 마음은 차갑게 내려앉았습니다.
‘나이 때문’이라는 말로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순간,
그녀의 외로움은 이름을 잃었습니다.

며칠 뒤, 경숙 씨는 남편의 휴대폰에서
“전립선 약 재처방”이라는 문자 알림을 발견했습니다.
순간, 모든 것이 이해되었습니다.
남편도 자신처럼 몸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두려움을 인정하지 못하고, 침묵으로 숨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서로를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화도, 웃음도, 스킨십도 사라졌습니다.
마치 함께 사는 타인처럼 느껴졌습니다.
집안의 공기는 고요했지만, 마음속은 폭풍이 몰아치는 듯했습니다.

 

부부의 성부부의 성부부의 성
침묵하고 있는 부부의 성

 


 외로움의 진짜 이름

어느 날, 경숙 씨는 딸 집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황혼 부부의 성(性) 이야기’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영상 속 전문가는 말했습니다.

“나이 들어서 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말하지 못해서, 서로의 마음을 닫아버려서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 말은 경숙 씨의 가슴을 깊이 울렸습니다.
그동안 자신도 모르게 ‘성’을 금기처럼 피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성은 단순한 육체적 행위가 아니라, 서로를 확인하고, 존중하고,

애정을 표현하는 대화의 연장선이었습니다.

그날 밤, 경숙 씨는 조심스럽게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우리 같이 병원 가볼까요? 저도 상담 받아보고 싶어요.”

남편은 놀란 듯했지만 피하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두 사람은 함께 노년기 성건강 클리닉을 방문했습니다.

의사는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두 분 모두 너무 늦지 않았습니다.

몸보다 마음의 회복이 먼저입니다.”

진료를 마치고 나오면서, 남편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경숙 씨는 그 손을 잡으며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이 손의 온도를 잊고 있었구나.’


 다시 시작된 온기

상담을 시작한 후, 두 사람은 매일 15분씩 대화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오늘 점심 메뉴가 어땠는지, 손주가 귀여웠는지,
그런 사소한 대화가 조금씩 벽을 허물었습니다.

어느 날, 경숙 씨가 말했습니다.

“여보, 당신도 예전처럼 나한테 기대면 좋겠어요.”

남편은 살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면 되겠네.”

그리고 살짝 그녀의 어깨에 기대었습니다.
그 순간, 오래된 공기가 바뀌었습니다.
대화는 웃음이 되었고, 웃음은 스킨십이 되었으며,
스킨십은 다시 서로를 느끼는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성(性)은 그렇게 ‘다시 태어났습니다.’
억지로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회복되었습니다.


 에필로그 ― 두려움을 말하는 용기

경숙 씨는 말합니다.

“예전에는 성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창피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사랑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도 덧붙였습니다.

“몸이 예전 같진 않지만, 이제는 서로를 더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어요.”

두 사람의 사랑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시, 함께 걷는 사랑이 되었습니다.
성은 단지 욕망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확인하는 언어가 되었습니다.


 짧은 실용 조언 ― 시니어의 성, 부끄러움보다 필요한 대화

1️⃣ 성은 나이의 문제가 아닙니다.
신체 변화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입니다.
서로의 몸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출발하세요.

2️⃣ 감정이 먼저, 행위는 나중입니다.
대화와 스킨십이 회복되면, 성적 친밀감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3️⃣ 전문가의 도움은 늦지 않습니다.
노년기 성건강 클리닉, 부부상담센터 등은 부끄러운 곳이 아닙니다.
삶의 질을 높이는 현명한 선택입니다.

4️⃣ 무엇보다, ‘말하기’를 멈추지 마세요.
서로의 불안과 두려움을 나눌 때, 관계는 다시 젊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