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의 약 다량 복용 문제
시니어 건강 시리즈 ⑥
“약이 문제일까, 조합이 문제일까:
고령층의 약 다량 복용 문제점 알아보기
나이가 들수록 약은 일상의 일부가 됩니다.
고혈압, 당뇨, 관절염, 수면장애, 위장 문제 등 60세 이후 생기는 만성질환은
대부분 ‘약물 중심 치료’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약이 많아질수록 건강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5편에서는,
시니어 건강에서 가장 위험하지만 가장 간과되는 다약제 문제(Polypharmacy)를
사례·데이터·심리적 요인 중심으로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1. 65세 이상은 왜 약이 이렇게 많아질까?
보건복지부 2024년 약물관리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중 하루 5가지 이상 약을 복용하는 비율이 41.7%,
7가지 이상 복용자는 19%에 이릅니다.
또한, OECD는 한국을
“고령층 다약제 위험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
로 분류했습니다.
약이 늘어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 만성질환이 동시다발적으로 증가함
● 진료과마다 처방이 따로 나오기 때문
● 의료진과 환자 모두 ‘약을 더 주면 안심된다’고 느끼기 때문
문제는 이렇게 쌓이는 약이 부작용·낙상·인지저하·입원 위험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인다는 점입니다.
2. 실제 사례 ― “약을 먹을수록 더 피곤해졌어요”
경기도에 사는 74세 이모 어르신은
혈압약, 콜레스테롤약, 위장약, 수면제, 관절약, 빈혈약 등
총 8가지를 매일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 현기증·무기력·식욕부진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고,
진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문제의 원인은 질병이 아니라 약물이 서로 충돌한 ‘상호작용’이었습니다.
약을 8개에서 4개로 줄이자
2주 만에 어르신의 컨디션은 놀랄 정도로 개선되었습니다.
이 사례는 시니어들이 자주 겪는
‘병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약 때문에 상태가 악화되는 상황’을 대표합니다.
3. 약 다량 복용의 4가지 심리적 요인
① “약을 줄이자”면 불안해지는 심리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58%가
“약을 감소시키면 건강이 나빠질 것 같다”고 응답했습니다.
약은 어르신들에게 안전장치, 생명줄, 보험 같은 심리적 의미를 갖습니다.
따라서 실제 병원이 “약을 줄이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오히려 불안과 저항이 커집니다.
② 여러 병원을 이용할수록 약이 쌓이는 구조
어르신들은 같은 병을 여러 병원에서 진료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내과 + 정형외과 + 피부과 + 정신건강의학과
이 조합이 가장 흔합니다.
각 병원은 다른 정보를 모르기 때문에
약은 계속 누적됩니다.
③ “부작용은 나와 상관없다”는 낙관 편향
고령층의 52%가
약 부작용 위험을 “나에게는 크게 해당되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낙관적 편향(Optimism Bias)으로,
결국 약물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만듭니다.
④ 약의 목적·효과를 정확히 모르기
연세의료원 노년의학팀 조사에서노인의 36%가
“내가 먹는 약의 정확한 목적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목적을 모르니 조절도 어렵고,
약이 빠져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합니다.






4. 데이터로 보는 다약제의 위험 신호
국내외 연구들은
‘약의 개수가 많아지는 순간 위험이 어떻게 증가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 하루 5가지 이상 복용: 낙상 위험 38% 증가
● 하루 7가지 이상 복용: 응급실 방문률 2.1배 증가
● 항우울제·수면제·진통제 병용: 기억력 저하 1.7배 증가
● 75세 이상 다약제 환자: 입원율 46% 증가
(자료: 미국 NIH 노화연구소·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2024)
특히 시니어의 낙상 사고의 32%가
약물 부작용 혹은 약물 상호작용과 연관되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5. 약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약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많은 어르신이 “약을 끊으라”는 말에 불안해합니다.
그러나 의료계의 최신 원칙은
약을 무조건 줄이라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약만 남기고 불필요한 약을 제거하는 구조화된 관리”입니다.
그 핵심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약물 리스트 통합 관리
약국·병원·환자가 각각 따로 들고 있는 약 정보를
하나의 리스트로 통합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② ‘중복 처방’ 먼저 제거
위장약·진통제·수면제는
여러 병원에서 중복 처방되는 대표 약물입니다.
③ ‘임시 약’부터 정리
어르신 약 중 20~30%는
원래 2~4주만 먹어야 하는데
그대로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입니다.
④ 정기적인 약 재검토
전문가들은 3~6개월 간격으로
“이 약을 계속 먹어야 하는가?”를 점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6. 약를 줄이면 시니어 건강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서울대병원 노년내과의 2024년 연구에서
약을 2개 이상 줄인 시니어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보였습니다.
● 일상 에너지 증가: 41%
● 식욕 개선: 36%
● 수면 질 향상: 29%
● 어지럼증 감소: 48%
● 낙상 위험 32% 감소
이 결과는
‘약을 줄이면 건강이 나빠진다’는 기존의 두려움이
실제와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7. 결론 ― 약은 ‘많이’가 아니라 ‘정확히’가 정답입니다
중장년·시니어의 건강은
약의 개수가 아니라
약의 ‘조합’과 ‘관리 품질’에 달려 있습니다.
많은 약은 건강을 지켜주는 도구일 수도 있지만,
잘못된 조합은 가장 빠르게 건강을 무너뜨리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건강 시리즈 5편이
“약을 많이 먹는 것이 안전함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
약 다량 복용의 문제점을 독자에게 명확히 전달하고,
정확한 약물 관리가 시니어 건강의 핵심이라는 인식을 세우는 데
작은 도움과 용기를 드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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