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art Life 시니어 일자리의 현실 시리즈 [청소원·환경미화원 편]
시니어 일자리의 현실 시리즈 2 [청소원·환경미화원 편]
ㅡ시니어 환경미화원이 일터에서 겪는 고충과 문제점
은퇴 후 다시 시작한 ‘새벽의 일’
박창수(가명, 67세) 씨는 은퇴 후 몇 년 동안 공백기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생활비 부담이 커지자 다시 일을 찾게 되었고,
결국 선택한 직업이 청소원, 환경미화원이었습니다.
누군가는 단순한 청소 업무라 생각할지 몰라도, 박 씨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합니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시간, 골목 곳곳에 남아 있는 쓰레기와 담배꽁초,
전날 밤 젊은이들이 버린 배달 용기들을 치우는 일이 그의 첫 업무입니다.
처음에는 “몸만 조금 힘들면 되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현장에 들어가 보니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그는 매일 8~10kg에 달하는 쓰레기 봉투를 수십 번씩 들어 올렸습니다.
무거운 업소용 폐기물까지 혼자 감당해야 할 때도 있었고,
출근길 차량 사이를 피해가며 청소 도구 수레를 끌어야 했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그래도 할 만합니다. 그런데… 겨울만 되면 손가락이 얼어 붙는 것 같아요.”
그는 장갑을 두 겹 끼고도 손끝 감각이 사라지는 경험을 자주 합니다.
장마철에는 비를 맞아가며 도로 배수구를 막는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마스크를 세 겹 끼고도 목이 아파 고통스러웠습니다.
기본 장비에도 비용이 듭니다.
보호장갑, 미끄럼 방지 신발, 허리 보호대 등은 본인이 직접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숨겨진 또 다른 고충: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아프다”
박창수 씨는 육체적인 고됨보다 가끔은 사람들의 시선이 더 괴롭다고 말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길에 떨어진 커피컵을 줍는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한 부부가 지나가는데, 아내가 남편에게 ‘우리 아버지는 저런 일 절대 안 시켜야지’라고 말하더군요.
마치 제가 불쌍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그 말이 박 씨에게는 한동안 가시처럼 꽂혀 있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존재감과 사회와 연결된 느낌”을 위해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사람들은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을 낮게 평가하거나,
길에서 마주쳐도 감사 인사 대신 ‘불편한 시선’을 던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고된 업무를 함께하는 동료의 이야기
함께 일하는 동료 김명희(가명, 63세) 씨는 경력 10년차 환경미화원입니다.
하지만 그 경력이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청소 업무는 외주업체가 교체될 때마다 고용이 ‘원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는 청소업체에서 근무하는 경우,
업체가 바뀌면 기존 노동자들은 “자동 승계”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김 씨는 말합니다.
“같은 지역을 10년 동안 청소했는데, 새 업체가 들어오니까 ‘신입’ 취급을 받았어요.
다시 초기급여로 돌아갔습니다.”
임금도 매우 낮습니다.
최저임금 수준에서 소폭 높은 정도이며, 장기근속 수당이나 복지혜택은 거의 없는 곳이 많습니다.
심지어 작업장 안전 교육이나 보호 장비 지급도 업체 재량에 따라 들쭉날쭉합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환경미화원 업무는 근골격계 통증이 흔한 직업 상위권에 속합니다.
- 허리디스크
- 어깨 회전근개 손상
- 무릎 관절염
- 손목·팔꿈치 염증
박창수 씨는 “무거운 쓰레기봉투를 드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허리 통증이 악화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병원에서는 “무게 작업을 줄여야 한다”고 했지만, 현실에서 그런 여유는 없습니다.
또한 교대 근무로 인한 수면 부족, 새벽 노동, 강추위·폭염 노출은 60대 이상의 시니어에게 큰 부담입니다.
“날마다 걱정입니다. 내일도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하고요.”
정서적 스트레스와 안전 문제
환경미화원은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 출근길 차량과의 충돌 위험
- 쓰레기봉투 속에 섞인 유리·금속 조각으로 인한 상처
- 건물 경비·입주민과의 갈등
- 폭언을 하는 시민들
- 노상에서 발생하는 불결한 오염물 처리
특히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는 근무 스트레스를 크게 악화시키는 요인입니다.
“밤마다 누가 버리는지 모를 대형 폐기물이 잔뜩 쌓여 있어요. 치우다 보면 화가 나죠.”
이 모든 상황은 시니어 환경미화원에게 신체적 부담 + 정서적 스트레스로 누적됩니다.
또 다른 시니어 환경미화원의 이야기
최영순(가명, 70세) 씨는 '청소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건
‘일자리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가 근무하는 아파트 단지는 1년 단위 용역 계약 방식이라, 계약 갱신 때마다
“이번에도 계속 일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떨칠 수 없습니다.
실제 민간위탁 청소노동자는 고용 안정성이 매우 낮은 직종으로 분류되며,
업체 변경 시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흔합니다.
최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이번엔 좀 젊은 사람 쓰겠다’며 잘리기도 해요.
그날 집에 돌아와 아무 말도 못 하고 울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시니어 환경미화원들이 일터에서 겪는 핵심 고충 요약
1) 저임금 및 경력 인정 문제
-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
- 업체 변경 시 경력이 사라지는 구조
- 장기근속 수당·복지혜택이 부족하거나 없음
2) 심각한 육체 노동과 근골격계 질환
- 무거운 쓰레기봉투·장비 반복
- 새벽 근무, 폭염·한파 등 극단적 환경 노출
- 시니어에게 특히 위험한 허리·어깨·무릎 손상 발생
3) 고용 불안정 (민간위탁 구조의 문제)
- 1년 단위 계약 → 매년 고용 불안
- 업체 교체 시 자동 고용승계가 어려움
- “나이 많아 교체”되는 사례 다수
4) 낮은 사회적 인식과 정서적 소진
-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일차 평가·편견
- 시민들의 무례한 언행, 조롱 섞인 시선
- 업무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문제
5) 안전 사고 위험
- 차량 충돌 사고
- 유리·금속 조각으로 인한 부상
- 위험 폐기물 노출
- 야간·새벽 작업의 사회적 위험성
남겨진 과제
시니어 환경미화원은 도시를 유지하는 필수 노동자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노동은 정당하게 평가되지 않고 있습니다.
- 경력 인정 체계 개선과 고용 승계 보장
- 안전 장비 지급 의무 강화
- 근골격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비 현대화
- 시니어 친화형 작업 설계
- 직업에 대한 사회적 존중 회복
이 모든 것이 빠르게 논의되고 실행되어야 합니다.
오늘도 천천히 Restart Life…restart1030이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