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지역사회에서 멀어지는 사람들:
편견·고립·제도 사이에서 길을 잃은 시니어들”
다문화 가정 속 시니어들은 지역 사회의 문 앞에서 멈춰 서곤 합니다.
보이지 않는 벽과 편견 속에서, 누구도 쉽게 손을 내밀지 않는 공간에 서 있는 셈입니다.
오늘은 그들 앞에 닫힌 문을 열어 보고자 합니다.

1. “동네는 예전 그대로인데, 나는 혼자가 된 느낌입니다”
— 어느 시니어의 고백에서 시작된 이야기
경기도 군포에 사는 정해룡(74) 어르신은 오래전부터 동네 노인정에서,
바둑 두는 걸 일상의 즐거움으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며느리가 몽골에서 오고 손주가 태어난 뒤,
해룡 어르신의 일상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아주 사소했습니다.
노인정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데, 옆자리에서 누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 아들 결혼 잘했으면 여기저기 인사 받고 다니는데…
요즘은 외국 사람 데려오니까 자식들 얼굴 보기 힘드네.”
말한 사람은 장난처럼 웃었지만,
해룡 어르신은 그날 이후로 노인정을 자주 나가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며느리가 손주를 안고 동네 마트에서 계산하려는데,
계산원은 떨떠름하게 말했습니다.
“봉투 필요하세요? 아… 말이 안 통하죠?
요즘 다문화 가정 많은데 뭐… 하…”
며느리는 알아듣지 못했지만, 해룡 어르신은 그 표정을 정확히 읽었습니다.
‘우리 가족이 여기서 환영받지 못하는구나.’
이 깨달음은 생각보다 깊게, 오래 남았습니다.
2. 보이지 않는 편견은 ‘말’이 아니라 ‘상황’에서 드러납니다
— 연구에서도 반복되는 패턴
다문화 가정이 지역사회에서 겪는 문제 중 가장 깊은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입니다.
실제 한국다문화사회연구소와 복지관 상담보고서에는 이런 사례가 반복됩니다.
- 단체 카톡방 공지가 한국어로만 올라와, 며느리는 내용을 알 수 없음 → 가족 전체 행사 배제
- 동네 병원에서 “통역 없으면 설명 어려워요. 다음에 보호자랑 같이 오세요”
- 아파트 주민회의에서 “다문화 가정은 소음 규정 잘 안 지키더라”는 막연한 말
- 복지관 프로그램에서 외국인 며느리는 신청하자마자 거절되는 경험
이런 구조적 배제는 시니어의 삶에도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해룡 어르신은 며느리 대신 동사무소에 가서 서류를 떼고,
의사 소통이 안 되는 며느리 때문에 병원·어린이집·학교에서 늘 중간 역할을 맡았습니다.
문제는 역할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르신의 자존감이 점점 무너진다는 점입니다.
“아버님, 며느리분 한국말 안 되시잖아요.”
“아버님, 이건 며느님이 배워야 하는데…”
도움 받으러 갔다가 오히려 가족의 약점을 다시 확인하고 돌아오는 경험.
시니어에게 그것은 생각보다 큰 상처였습니다.
3. 지역사회 프로그램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이유
— 단순한 ‘언어 문제’가 아닙니다
다문화 가정 며느리들은 지역 행사나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 이유를 ‘한국어 부족’으로 단순화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구조적 문제가 자리합니다.
지역사회 현장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장면들
- 프로그램 신청은 대부분 전화 접수 only → 언어 장벽
- 안내책자는 100% 한국어 → 정보 접근 불가능
- 행사 장소는 ‘노인정’, ‘경로당’ → 며느리가 들어가기 불편한 분위기
- “외국인 며느리는 좀…”이라는 노인정 내부 분위기
- 보호자 없이 참여했을 때 ‘이해 못 할까봐 불편’하다는 반응
해룡 어르신 며느리도, 복지관에서 아이 영어 독서 프로그램을 문의했지만
직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 이 프로그램은 부모님이랑 함께 참여해야 하는데…
어머니는 한국말이 좀… 많이 어려우시잖아요.”
그녀는 말이 막혔고,
어르신은 ‘또 내가 대신 가야겠구나’라는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4. 문제의 본질은 ‘가족이 분리된 채로,
지역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 시니어와 며느리가 함께 참여할 수 없는 구조
다문화 가정은 이미 가족 내부에서 문화·언어 차이에 적응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씁니다.
그런데 지역사회는 이 가족에게 함께 참여할 구조를 거의 제공하지 않습니다.
- 노인 프로그램은 ‘노인만’
- 다문화 프로그램은 ‘결혼이민여성만’
- 아동 프로그램은 ‘부모 동반’
- 주민참여 프로그램은 ‘한국어 기준’
결과적으로,
한 가족이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서비스받을 수 있는 기관이 거의 없습니다.
이것이 다문화 시니어의 고립을 심화시키는 핵심 구조입니다.
5.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가장 심각한 문제:
“누가 누구를 돕는가”의 혼란
— 시니어가 돌봄자로 고립되는 구조
여러 연구에서 동일하게 지적됩니다.
한국 다문화 가정의 60% 이상은 ‘한국인 시부모’가
서류·행정·병원·학교 소통을 실질적으로 맡고 있다.
그런데 제도는 여전히
‘다문화 가정의 의사소통 문제 → 결혼이민여성 지원’에 머물러 있습니다.
현실은 완전히 다릅니다.
시니어가 새로운 부담을 떠안고,
멘탈·건강·경제적인 압박을 받는 구조인데
시니어에게 제공되는 지원은 ‘0’에 가깝습니다.
이 구조 속에서 해룡 어르신은 말했습니다.
“나는 늙어서 쉬고 싶은데…
우리 집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안 돼요.”
이 말은 단순한 하소연이 아니라,
현재 한국 다문화 가정 시니어들이 직면한 구조적 고립의 본질입니다.
6. 해결책 함께 고민해 보기
— 현실 기반 개입 전략 (지역사회 담당자·복지 관계자 적용 가능)
1) 가족 단위로 접근하는 ‘통합형 지역 프로그램’ 도입
- 노인 + 결혼이민여성 + 아동이 함께 참여
- 언어통역 지원 필수
- 가족 단위 문화 체험·건강관리·행정 서비스
2) 노인정·경로당의 다문화 감수성 교육 의무화
- 기존 어르신들 대상 초단기 프로그램
- 실제로 편견 감소 효과 검증됨
- 지역 갈등 완화에 즉각적 효과
3) 동사무소·복지관의 ‘다문화 시니어 전담 창구’ 신설
- 복잡한 서류·행정 절차에 안내 제공
- 며느리, 시니어 동행 시 통역 서비스 제공
4) 다문화 가정 시니어 대상 심리·정서 회복 상담 연계
(이미 다누리센터에 상담사 풀 존재)
- 시니어도 상담 대상이 되도록 제도 확장 필요
5) 지역 통합 돌봄과 연계해 ‘다문화 가정 돌봄 패키지’ 구성
- 장기요양·건강관리·지역활동을 통합 지원
- 시니어 부담 감소
<이 글은 개인 경험과 자료 기반의 일반적 관찰이며, 전문적 판단이나 공식 지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결국 변화는 거창한 제도에서만 시작되지 않습니다.
가까운 이웃 한 사람, 한 문장, 한 번의 배려가 지역사회를 바꾸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먼저 조금 더 듣고, 더 말 걸고, 더 이해하려는 순간—
다문화 시니어의 삶도, 우리 공동체도 함께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도 천천히 Restart Life.. restart1030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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